제목: 그대 하늘만 어찌 가을이랴

 

아우성 없이

초목처럼 영혼을 덜어내는 일이

가을을 앓는

그대,

힘겨운가

 

묻혔던 시간을 들쳐보면

하얀 뼈만 남은

삭아진 추억과

아니 아팠던 이별도

가을밤엔 모두 추억이 된다네

 

바람이 악령처럼 돌아와

들 곳 말 곳 가리지 않고 세상을 들쑤시면

지순한 초목들의

속 울음소리 아려

파르르 동공 떠는 가로등

 

그대 하늘만 어찌 가을이겠는가

늙은 갈잎이

추운 색 코트 깃을 여미는 가을밤

 

지적지적 거슬러 오르지 말일이네

깊숙한

곳,

푸른 둥지에 잠든 새도

가을 귀를 가져.....

 

 

작가: 박해옥